유전자정보분석

십대 소녀 가족 DNA를 위해 Microsoft Excel을 켜다

hongiiv 2010. 10. 1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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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블로그에서 자신이 직접 자신의 게놈을 분석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더랬는데 점점 그런 시대가 오고 있나 보다. 이러한 시도들이 전문가뿐만 아니라 비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몇몇 사례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십대 소녀의 가족을 위한  DNA 분석

월스트리트저널에 2010년 10월 1일자에 "가족의 DNA를 분석하는 십대, Obsessed With Genes (Not Jeans), This Teen Analyzes Family DNA"에 관한 기사가 올라왔다.

바로 앤 웨스트라는 17세 캘리포니아 소녀이야기이다. Anne의 아버지는 폐색전증(pulmonary embolism, 페의 혈관이 혈전이나 공기에 의하여 막히는 질환) 진단을 받고 그의 네 가족의 전체게놈시퀀싱(full genome sequencing)을 결정하게 된다.앤은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을 가지고 다른 아이들이 쇼핑몰이나 해변에서 놀고 있을때 가족의 시퀀스를 비교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뭐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게놈은 30억 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1초에 6글자씩 읽어나간다 해도 34년이 걸리는 방대한 양이다. 

풀시퀀싱을 하기전 2007년 아버지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23andMe의 유전자검사를 선물했으며, 그 결과 앤에게도 폐색전증 위험이 있는 Factor V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물려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앤은 DNA를 구성하는 모든 염기를 분석하는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검색범의를 좁히는 등의 여러가지 시도를 하게 된다. 그녀는 오빠 그리고 그녀의 부모에 대한 게놈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이후 하버드의 조치 처치 교수의 연구실에서 여름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으며, 지난달 콜드 스프링 하버의 personal-genomics conference와 세계적으로 personal genome을 경험한 선구자들이 나와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Genomes Environments Traits conference(우리나라의 김성진 박사도 발표를 가짐)에서 가족의 personal genome 시퀀싱 경험에 대한 발표를 가졌다. 

웨스트 가족의 아버지는 현재 Novocell의 CEO이며, 전 솔렉사(DNA 시퀀싱 장비를 만드는 회사) CEO이다. 그리 이분야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아버지의 몫도 있었겠지만, 17살 소녀가 엑셀을 주므르며 공부해가면서 했다는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난 17에 뭘했나??

2. 버스가 유전자 검사를 만나다

두번째 이야기는 Maker Faire에서 상을 수상한  DIYBIO  NY팀의 유전자 검사 이야기이다. 이 팀은 태양열과 천연 에너지로 가동되는  BioBus -이 버스에는 실험을 위한 실험기기들이 실려있고 미국의 각 학교를 돌며  Bio에 대한 교육을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와 공동으로 사람들이 쓴맛을 느끼는 유전자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이메일로 알려주는 아이템을 가지고 나가서 당당히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BioBus
Makers Faire의 BioBus(출처: http://www.flickr.com/photos/laughingsquid/5025881101/)

이들은 약 40여명의 사람들에 대해서 유전자 검사를 수행하고 해당 유전자의 젤 사진과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주었다고 한다. 천연 에너지로 운영되는 BioBus 와 유전자검사라는 아이디어는 누가봐도 완벽한 조화라고 할 수 있겠다. 

3. 특허에서 풀려난 유방암 유전자가 DIY로 재탄생하다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인 미리어드 제네틱스사는 유방암과 관련된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사하는 키트를 3,000달러에 전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키트에 의해 양성반응을 보인 여성들은 일생동안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82%,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44%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2개의 유전자에 대해서 바로 특허를 출원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허를 통해 미리어드사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었는데, 지난 3월 이 특허권에 대한 무효소송이 제기되어 뉴욕 지방법원으로부터 1) 유전자검사에 대한 특허는 과학연구와 환자의 의료접근을 제한하고 2) 유전자는 자연산물이기 때문에 유전자에 대한 특허를 인정하는 것은 특허법 위반이라는 주장에 대해 유전자와 같은 자연적 산물을 정제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고 하여 이에 대한 특허권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며 특허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렇게 되자 바로 몇일전 유방암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자신이 직접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Genome Biology에 Do-it-yourself genetic testing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여기에서는 우선 선행되어야하는 것이 바로 앤의 가족이 했던 전체게놈시퀀싱이다. 현재 테라젠이라는 국내업체에서 2,700만원에 전체게놈시퀀싱을 해주고 있는데 이는 미리어드의 약 400만원 서비스에 비하면 비싼가격이지만, 유방암 하나만 검사하는것에 비해 두고두고 다른 질병과 유전자에 대해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이렇게 전체게놈에 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바로 컴퓨터상에서 분석해서 미리어드의 유방암 검사를 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전체게놈을 인간의 레퍼런스 게놈에 대해 매핑해주는 Bowtie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메릴랜드 대학에서 자신들의  Bowtie 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전체게놈시퀀싱 데이터를 매핑해서  BRCA1, BRCA2 유전자 부위가 레퍼런스와 달리 나온 돌연변이를 찾아내서 보고해주는 형태이며, 향후 전체게놈시퀀싱 데이터 하나만 가지고 있다면 이런 유방암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고 이것이 전문가가 아닌 자신이 직접 수행해 볼 수 있다는데에 의미가 크다. 

하지만 해당 결과에 대해서 의사나 유전학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자세한 의미에 대해서 알기란 부족한 면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트위터나 기타 Social Network을 통해서 그 빈자리를 채워줄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까지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만 생각되었던 유전자나 게놈시퀀싱, 질병에 대한 부분들이 점차 낮아져가는 시퀀싱 비용과 일반인들이 직접 분석하는 DIY Genome과 만나고 나아가  Social Network 와 결합해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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