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정보분석

아들의 급작스런 죽음과 게놈

hongiiv 2010. 10. 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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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란셋(The Lancet)에 한 개인의 퍼스널 게놈을 분석해서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Knowledge를 적용시켜 게놈을 임상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논문(Euan A Ashely et al, 2010)이 나왔다.




논문에서는 40세의 vascular disease와 early sudden death의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남성의 게놈을 분석하고(신의 밥상처럼) 현재까지 나와 있는 모든 문헌과 데이터베이스를 탈탈 털어서 이를 임상적으로 어떻게 적용/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바로 어제 난 몇 달전에 나온 이 논문을 다시 꺼내서 저자 이름과 가족 구성도가 그려진 Figure2의 왼쪽 구석을 응시하면서 잠시 고향에 계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잠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나에게 아버지를 생각나게 한 이 논문의 사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2008년 2월 15일 펜실베니아에에 사는 리차드 퀘이크의 17살난 딸이 아버지에게 급히 달려오면서 자신의 오빠가 죽은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아들 리치는 그날 자신의 침대에서 죽어있었다. 가라데의 검은띠와 청소년약물반대 포스터가 걸린 그의 방에서 건강했던 청년이 급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 아버지는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 때문인지 의심했고 그의 아내와 두 딸 또한 걱정이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검시관은 진단 미확정의 심장 문제로 인한 사망이라고 전했고 아버지 리차드는 이에 대해 만족할 수 없었다. 리차드는 아들의 심장 조직과 혈액을 채취하고 언제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을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바로 위의 가계도에 맨 왼쪽 하단의 네모칸에 사선이 그어진 19살의 SCD로 추정되는 사람이 바로 리차드 퀘이크의 아들 리치 퀘이크이며, 이 논문에 사용된 40세의 남성이 리차드 퀘이크의 사촌인 스테반 퀘이크(스탠포드 대학의 바이오엔지니어링 교수)이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발간하는 'Stanford Medicine' 매거진에서는 이번에 '게놈과 의학'이라는 주제로 기사가 나왔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아버지 리차드 퀘이크와 아들은 급작스런 죽음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기사에서는 사촌인 스테반이 참여한 논문과 함께 아버 리차드 퀘이크의 급작스럽게 아들을 보낸 이야기와 함께 퍼스널게놈/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촌이자 스탠포드의 바이오엔지니어링 교수인 스테반은 시퀀싱 부분을 하워드 휴즈 연구소의 심혈관계 전문가인 이안 에슐리는 임상적인 부분을 그외 바이오인포매틱스는 Atul Butte이 참여하였다.


논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노가다로 4천여개에 달하는 논문을 읽고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툴과 데이터베이스를 총 동원한 정보를 이용했다. 아직까지 (시퀀싱)기술을 우리들의 지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며, 이러한 차이는 일년내에 해결될 것이 아닌 적어도 10여년은 있어야 우리가 지금 쏟아지는 게놈 정보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좀 다른 시각에서는 우리의 지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고 멀지 않은 시간에 한속에 자신의 메디컬 정보와 다른 한손에 자신의 게놈 정보를 가지고 의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있다.


스테반 퀘이크(오른쪽)가 자신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 이안 에슐리(왼쪽)가 설명하고 있는 모습


다시 리차드 퀘이크와 그의 아들 이야기로 돌아가서 아들 리치의 시퀀싱 결과에서는 심장과 관련된 후보들을 현재 찾은 상태이고 연구는 더 진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수십억개의 염기서열에서 단지 한개 또는 몇개가 다르다고 죽음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에 숨을 쉬고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 인간은 연약한 존재라고 리차드는 말하고 있다.


아들의 죽음과 그 죽음을 이해하기 위한 아니 단순히 이해가 아닌 아들에 대한 사랑이 앞으로 이러한 질병으로 고통 받을 다른 어느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논문 하나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줄은 몰랐는데, 암튼 주말을 맞이해서 집에 내려가서 부모님을 한번 만나뵙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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